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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만약 내가 택시기사라면... (택시 파업과 모빌리티에 대한 생각)

by 망고미 2018.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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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택시와 카풀의 싸움이 뜨거운 것 같아요. 

택시 진영은 얼마 전 또 파업을 했네요. 

(사진 출처 동아닷컴)


하지만 안타깝게도 택시 회사와 기사들의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매경기사 바로보기 "또 거리로 나선 택시기사…시민들 뿔났다" )

그들만의 밥그릇 지키기인 거죠. 밥그릇은 당연히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타당한 방법으로 지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카풀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서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거죠. 

지금은 택시 회사와 기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해달라는 것입니다. 


카풀 서비스 업체들이 카풀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근거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출퇴근 시간 카풀을 하는 경우에는 일반 운전자들의 유상 운송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거든요. 

출퇴근 시간에 차 막히는 것을 줄이고 운송 효율도 높이려는 취지인 것 같아요. 


택시는 바로 이 카풀 예외조항마저 없애 달라는 것입니다.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항상 택시를 탈 수밖에 없도록...

카카오 카풀, 풀러스 같은 업체들이 카풀의 탈을 쓰고 유사 택시 서비스를 해서 승객들을 뺏어간다는 생각입니다. 

법적으로 카풀을 불법으로 만들어서 자신들의 영업이익을 철저하게 보호해 줘라...

이게 맞는 말인가요? 


저는 지난번 포스팅에서 저의 택시에 대한 안 좋은 경험들을 나열했었어요..

(바로가기 "솔직하게 쓰는 타다의 문제점 단점")


저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이 최근 택시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의 공통점 = "풀러스, 타다 같은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


저도 택시에 대한 불만이 마구 생기기 시작한 것은 정확히 타다를 경험한 딱 그 이후부터입니다. 

타다 이전 까지는 택시에 대한 불만? 없었어요. 전혀... 태워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타고 다녔죠..

택시는 원래 태생이 냄새나고, 불친절하고, 잡기 힘든 것이라고 받아들였어요. 


지나가는 택시한테 간절히 손 흔들고, 

몇 번 쌩까임을 당하고 나서 겨우 택시 한대가 제 앞에 멈춰서면 감사한 마음으로 올라타고. 

기사님의 다음 여정을 생각해서 골목길로는 못 들어가고 큰 길가에서 내려서 목적지까지는 걸어가고.. 감히 택시에 불만을..?!! 

미친거 아냐?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어쩌다 친절한 택시 기사를 만나면 "세상에 저런 택시 기사도 있구나~" 하고 감사해 했죠. 


하지만 타다를 타고나서 택시보다 확연하게 우월한 서비스를 경험하고 나니... 

이런 서비스가 가능했단 말인가? 그런데 그동안 택시는 왜 그 모냥이었담...?

그 동안 택시가 우리를 참 잘~ 길들여 왔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어요. 


타다 이후 택시를 탈 때는 많은 짜증과 함께 차라리 버스나 지하철을 탈걸... 하는 후회가 들어요.  


하지만 이런 택시 對 카풀 이슈는 불과 몇 년 후면 사라지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자율주행의 시대가 오면 무인 택시가 모든 택시를 대체할 거라고 하네요. 

아직 시간이 한~참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에선 내년부터 시작이라는... ㅎㄷㄷㄷ

저는 이 영상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아... 이미 게임은 끝났구나... 

우리는 택시냐 카풀이냐 아웅다웅할 때.. 우버는 플랫폼 만들어 놓고, 구글은 자율주행 기술을 만들어놨구나...

아참.. 우버도 구글만큼 자율주행 기술 다 만들어 놨다고 하는구나...

이제 우버 같은 서비스에 구글 웨이모 같은 기술 얹으면 이제 우리는 gg 치면 되는구나.. 

택시 기사님들 지금 파업할 때가 아닌데... 파업하면 뭐가 달라질까?



한국에서 크고 새로운 산업인 모빌리티 산업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를 간단히 정리하면

결국 기득권의 몸부림 때문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위에서 설명했듯 우버 같은 서비스가 한국에 없는 이유는 

택시기사라는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걸고 법적 정치적 실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고

정치권에서도 우버 같은 라이드 쉐어링서비스를 허용할 경우 사회 전체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이 큰 것은 인정하면서도 

그 혜택의 대가로 택시 업계에서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큰 타격이 생기니 그쪽 사정을 외면할 수 없는 딜레마가 생기는 것 같아요. 


공공 이익의 총량은 크지만 그 이익을 여러 명이 조금씩 누립니다. 

반면 그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이익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어요. 하지만 그 비용을 소수의 집단이 나눠지게 됩니다. 

그래서 각각의 택시 회사 / 기사 개개인에겐 그 무게 때문에 생계가 휘청할 만큼 고통스러울거에요... 바로 여기가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한 지점이에요. 

그 타격을 받는 집단은 다음 선거 때 표에 당연히 영향을 줄 것이고요... 


그러니...

- 여태까지 정부가 쉽게 모빌리티 업계를 지원해주지 못한 것

- 택시업계의 답없는 투쟁

이 두 가지 모두 일견 이해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택시 업계가 자율주행 시대라는 세계적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만 예외로 남도록 투쟁하고 영원히 그들의 밥그릇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택시 업계도 이 점은 인정할 거로 생각합니다. 

다만 택시 업계는 지금 자신들이 누리는 것을 조금이라도 더, 최대한 많이 지켜내고 싶은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 생각이 돼요.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생각이고 지극히 이기적입니다. 

그들이 그 조그만 밥그릇 투쟁할 동안 우리나라 모빌리티 산업은 시작도 못 해서... 이젠 글로벌 수준에 한참 뒤쳐지게 되었어요. 


그래서 얼마 전 현대자동차는 생뚱맞은 동남아 그랩에 투자를 했죠... 2,800억 원 (관련기사보기)

한국에 그랩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있었으면 그 돈은 한국에 투자됐을 거예요... 

실제로 현대는 럭시라는 카풀업체의 지분을 투자(50억)했었습니다만... 

택시업계의 반발로 그 투자금을 다시 뺐어요 (관련기사 바로보기 "차량공유 국내선 어렵다 어려워"…현대차도 사실상 손 떼)

"현대야 너 그런 식으로 나오면 재미없어... 럭시랑 손잡으면 나 담달에 소나타 1,000대 주문할려고 했는데... SM5 주문한다~" 이런 느낌...?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가 이루어져야 새로운 기업이 클 수 있고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됩니다. 

하지만 택시 업계가 이런 선순환을 막고 있어요. 


결국 택시 업계의 밥그릇 투쟁이 젊은 세대가 먹고살 밥그릇을 뺐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밥그릇 투쟁은 공감을 얻지 못합니다. 

자신들이 누려왔던 이익은 최대한 오랫동안 뽑아먹고 그다음 젊은 사람들이 먹고살 밑거름은 안 남겨 놓겠다는 생각이니까요... 

그래서 그들의 심보는 이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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