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콰이어트> 서평 - 나를 개 비누 사업으로 이끌어 준 책

by 망고미 2019. 5. 12.
반응형


콰이어트를 다른 독서클럽(트레바리)에서 단골로 선택해서 읽는 것을 보고 이 책을 내가 추천하였다.

읽다가 왜 이책을 선택했을까?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다 ㅎㅎㅎ


사람의 성향을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그들의 장/단점이 무엇이고 어떤 직업이 그 성향에 맞는지를 추천하는 책/방법론은 이미 많이 있다.

MBTI, 인적성검사, 혈액형별 분석...


이책의 작가 수전 케인은 사람의 성향을 외향성과 내향성이라는 2분법 프레임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여태까지 우리 사회가 외향성에 지나치게 호의적이었던 반면 내향성에 대해서는 "고쳐야 할 점"이라는 시선으로 부정적으로 바라봤다는 점을 지적한다.

작가는 외향성과 내향성이 사람의 특성일 뿐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보다 우월하고 성공에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일반적인 인식은 외향성을 과대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내향성에 좀 더 힘을 실어 주는 얘기들이 많이 있다.

그리고 내향적인 내가 봤을 때 작가의 주장은 모두 맞는 말이다. 내향성 화이팅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굳이 저자가 강조하지 않더라도 최근 보이는 트렌드는 우리가 내향성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문화예술방면을 예로 들면 요즘 방탄소년단(BTS)이 그야말로 히트다.

그들이 글로벌한 사랑을 받는 많은 이유는 무수히 많겠지만,

그중 하나는 그들이 당당하게 내향성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SNS를 통해서 팬들과 1:1소통을 하고, 작은 것들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고, 겸손하고 사려 깊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보통의 아이돌들은 하나같이 무대위와 카메라 앞에서 외향적인 모습만 멋지게 포장해서 보여준다.

반면 BTS는 풍부한 내향성으로 이들과 차별화가 되고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컨텐츠를 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내향성을 자극한다.

출연자들의 과장되지 않고 솔직하고 소소한 모습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TV가 인기이다.

(예전에는 인기 연예인을 초대해서 시끌 벅적하게 웃고 떠드는 공중파 TV 예능이 인기를 얻었다.)

이런 트렌드를 잘 읽고 컨텐츠에 접목시킨 사람이 나영석 PD이다.

그가 만든 프로그램들을 보면 특별한 대사 없이 요리하거나 여행중에 조용히 풍경을 바라보는 출연자들의 모습을 담은 장면이 많다.

(처음부터 끝까지 빵빵터지는 대본으로 꽉 차있는 보통의 프로그램과 대조적이다)

유튜브를 예로 들어보자, 한국 대표 유튜버 대도서관의 컨텐츠는 특별하지 않다. 혼자서 재밋게 게임하는 모습을 담은 것이다.

나영석이나 대도서관의 컨텐츠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대중들이 외향성만 강요받는 사회에서 느끼는 피로감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여가 시간만이라도 외향성 피로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향성을 힐링시키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아닐까?


이런 트렌드의 배경에는 IT기술의 공이 크다.

IT기술을 매개로 사회는 초연결 되었고 내향성이 강점으로 사용되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직접 시간과 에너지를 써가면 만나는 네트워킹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대신 글이나 영상 같은 매체를 통한 네트워크가 활발해지면서 통제가 가능한 소통이 가능해졌다.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내향성의 사람들이 특유의 인사이트를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유리하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나는 어떤 성향일까? 나는 단연 내향성이다.

책 초반에 실려있는 내향성-외향성 테스트를 해보니

20개 중의 15개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의 성향에 대한 사려 깊은 고민을 안 한 대가로 나는 지금 나의 성향과 참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 ㅎㅎㅎ.

지금 나의 상황은 그 누구를 탓할 수 없는 분명한 나의 잘못이다.

나의 아들들의 진로는 꼭 내가 적극적으로 상담해줘야겠다.


요즘 평생직장은 없다. 그러므로 절망은 이르다.

지금 직장 이후의 직업을 찾을 때는 나의 내향성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는 일을 반드시 해야겠다.


이 책의 작가가 추천하는 방법을 따라 해 보았다.

첫째 "어릴 적에 크면 뭐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는가?"

너무 오래전 기억이라 곰곰이 기억해봤다 (나의 남은 미래가 달려있다….)

기억해보니 내가 나름대로 생각하는 능력이 생긴 이후에는 "수의사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었다.

집에서 키우던 개들을 좋아해서 그랬었나 보다. 그런데 그 개들이 아픈 꼴을 보고 있기 힘들어서 말 못 하는 불쌍한 개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두 번째 단계로  작가는  "자신이 끌리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라고 했다.

나는 둘째 아들이 생긴 이후로 내가 절대적인 시간푸어(poor)가 되기 전까지 비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므로 나는 비누 만드는 일에 끌린다.


셋째 단계 "자신이 부러워하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자"

내가 세상에서 제일 부러워하는 사람은 회사 안 다니는 사람이다.

회사 안 다니고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을 나는 단연코 제일 너무 너무 부러워한다..


위의 세 가지 답을 조합해본 결과... 결론은... 개 비누를 만드는 장사를 해야 한다!

너무나 명쾌한 답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저자 수잔 케인에게 감사한다.

내가 개 비누 사업으로 성공하게 된다면 수전케인과 이 독서클럽 멤버들에게 한턱 쏴야겠다


반응형